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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INAZUMA ELEVEN GO

[이나고] 주장?



"그런데, 주장은 어떻게 해서 이나즈마 재팬의 주장을 맡게 된 거야?"


다소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아침 연습에 몰두하느라 식사 시간에 늦은 텐마와 테츠카도가 식당에 들어섰을 땐 무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던 미나호와 마나베가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막 일어나고 있었다. 텅 비어버린 식당에 단 둘만 남아 식판을 들고 열심히 음식을 올리다가 텐마가 마지막으로 크림치즈를 집어들려 할 때 바로 뒤에 서 있던 테츠카도가 질문을 툭 던졌다.


"어?" 별 건 아니었지만 공동에 갑자기 울린 목소리에 놀란 탓인지 차가운 치즈 용기가 손에서 미끄러져 다른 용기들 사이로 다시 들어가 버렸다.


"아, 미안, 미안."

"아냐. 왜 주장이 되었냐, 라... ."


창가 쪽의 테이블로 걸음을 옮기는 동안 텐마는 단어를 입 안에서 굴렸다. 주장. 아직 낯선 이름이다.


"저번에 츠루기가 나한테 그랬거든. 자기가 축구를 하면서 벽에 부딪혔을 떄, 어떤 친구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아, 그거 하쿠류 얘긴가."

"아마도. 그런데 그런 얘기를 들은 다음에 주장을 보니까 궁금하더라고. 주장은 우리를 뒤에서 밀어주면서 여기까지 올 정도로 대단하잖아. 이런 주장한테도 그런 사람이 있었나 하고."

"나를 이끌어 준 사람?"

"뭐, 그렇지."


텐마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왼팔로 향했다. 빨간색 주장 완장이 그 위로 겹쳐 보였다. 갑자기 팔이 무거워지는 듯한 느낌에 슬쩍 왼팔을 들어 보았다.


"나는 원래 주장이 아니야."

"어?"

"라이몬의 주장은 내가 아니야. 신도 선배지. 라이몬을 그 자리까지 이끌어온 건."

"신도가!?"


감정 표현이 확실한 테츠카도답게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가 이내 납득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지금도 사령탑 역할이지. 사람도 잘 보는 것 같고. 어쩐지 지시하는 폼이 남다르더라."

"응. 정말 굉장한 사람이야, 신도 선배는. 내가 축구를 시작하면서 만난 첫 '주장'이기도 하고."

"주장의 주장이라는 건가."

"그렇지. 사고가 생겨서 홀리 로드 결승전에 나갈 때는 내가 주장 완장을 찼고, 모두로부터 인정도 받았지만 아직도 나는 그게 내 거라는 생각은 안 들어. 이건 열등감 같은 게 아냐. 뭐랄까... 어쩔 수 없는 게 아닐까. 생 초보였던 내가 그라운드에서 성장하는 내내 주장은 신도 선배였는걸."

"그럴 만도 하네."

"시간이 꽤 지났는데, 나 아직까지도 가끔씩 말실수한다. 주장 완장 차고 '주자...아니, 신도 선배!'라고."


손을 들고 인사하는 시늉을 내는 텐마를 보며 테츠카도가 키득거렸다.


"그럼, 주장을 이끌어 준 사람은 신도야?"

"응. 역시 그렇지."






160717 

레지스탕스 재팬 전 직후.

원작대로라면 신도에 대한 호칭은 텐마, 테츠카도 모두 '신도 상'인데 한국어로 '신도 씨'는 좀 어색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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