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8) 썸네일형 리스트형 Hello? 여전히 안녕하신가요?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취미로 사진 찍습니다. 올라오는 사진들은 본인 작품입니다. 로고를 만들어야 하는데... - 글은 주로 1차창작 위주로 흘러갑니다. 메모장에 적어둔 것들 틈틈히 정돈해서 기록하는 정도. 2차창작도 합니다. 특촬 위주. - '서재' 카테고리에 올라오는 글들에 달린 영문 모를 사진들에 예쁘게 노출되라는 것 외의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찍었던 것들 중 적당히 예쁜 사진들 용량 줄여서 이미지컷 만들어 두고 랜덤으로 붙입니다... . - 성애보다는 관계성에 치중하는 편입니다. 커플링 덕질도 병렬적으로 하지만 기본적으로 논커플 성향입니다. - 초차원 올라운더입니다. 이하는 발 담그고 있는 장르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관계도를 적어둡니다. 대체로 '가장 이입해서 본 캐.. 시간감기2 "선배, 선배, .....""나 괜찮아. 그만 울어.""선배... ... ." 그녀는 내가 눈치채지 못하게 숨을 추스르며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가쁜 호흡은 그리 쉽사리 숨겨지지 않는다. 끌어안고 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조금만 타이밍이 어긋났다면 벌어질 수도 있었을 상황에 온 머릿속이 먹혀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끔찍한 감각이 손 끝에 남아 끊임없이 상황을 상기시켰다. 내 팔에 닿은 '선배'의 감각이 너무 절실해서 자꾸만 더 파고들었다. "선배, 가지 마요.""안 가. 아무 데도 안 가." 제 시간축을 벗어난 곳으로 가지 말아요. 칼이 날아오는 순간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반사적으로 '시간'을 잡아당겼지만 선배만 그 사이로 미끄러져 나갔다. 아주 끔찍한 경험이었다. 천운으로 급소는 피했지.. 나비 15. 10. 10 나무가 꽤 우거져 있어 저편에서 바로 알아보진 못할 것 같았다. 그제야 소녀는 꾹 눌러왔던 미소를 남몰래 흘렸다. 가슴 안쪽에서부터 따뜻한 것이 퍼져 올라오는 듯했다. 조심스레 양손을 앞으로 뻗어 그릇을 만들었다. 불씨가, 아주 작은 불씨가 어둠 속에서 극적인 색채로 피어났다. 불이 공기로 스며드는 길을 따라 형태가 빠르게 번졌다. 꽃이 피어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었다. 손바닥만한 크기로 화한 형체는 빛으로 된 나비가 되어 그릇 위에 내려앉았다. 날개가 발하는 빛이 소녀의 눈에 맺혔다. [가이무] 15.10.19미츠자네가 코우타에게 칼을 휘둘렀던 날로부터 며칠 뒤. 카즈라바 코우타는 숨을 급하게 들이키며 일어났다. 그만 짧은 숨을 잘못 마셨는지 한동안 최대한 소리를 죽이려 애쓰며 켁켁거려야 했다. 목구멍을 비집고 나오는 기침을 내리누르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겨우 기침이 멎었을 때 그는 기진맥진한 채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내 비척거리며 잠자리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여전히 소리를 죽인 채였다. 철판으로 된 바닥을 온 발바닥을 이용해 천천히 밟아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게 했다. 컵이 있는 곳까지 다다르는 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순전히 소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찬장에서 대강 아무 컵이나 집어들어 생수병을 찾았다. 아무래도 다 마신 뒤 새로 꺼내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둠에.. #시간감기 150517#"드럼은 저 쪽이야. 이거 좀 무거운데... ." "괜찮다니까요! 주세요." "염동력자들 시키면 된다니까, 아, 좀 앞으로. 오늘 끝나고 카페라도 갈까?"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자꾸 그러지 마시라니까요. 진짜죠? 약속했어요. 새로 찾은 카페 있어요. 같이 가는 거죠?" "어, 어? 그래." 성격상 듣기 좋으라고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은 아니었겠지만 순식간에 약속을 낚아챈 내 반응에 놀란 듯했다. 세트 드럼을 선배가 고갯짓으로 가리킨 자리에 가져다놓고 위치를 조정했다. 선배가 미안해하는 것 같아서 안 힘든 척 하려고 애 좀 썼다. 금속 덩어리의 후유증이 팔을 타고 저릿저릿 올라온다. 안 쓰던 근육을 혹사시켰더니 대체 왜 이러냐며 비명을 질러대는 느낌이지만 아무래도 좋다. 카페 약속을 얻을 .. #달그림자1 150710 "그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 "네." "... 어떤 점이?" "이 사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은데요." "... ... 왜요?" "예술가의 감이랄까. 제 생각이 맞다면...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림으로 형상화하면 저런 모습이었을 것 같아요." 추상적인 대답이었고 조금은 괘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B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비록 상대에게 보일 만큼 짙은 색은 아니었더라도. "여기가 끝이예요? 최근의 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그 뒤의 행동은 E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B는 품 안에서 종이 뭉치와 펜 하나를 꺼내들었다. 펜을 움직이는 데에는 딱 일 분이 걸렸다. 슥슥 흘러가는 대로 그려지는 형체가 신기해 뭐 하는 거냐고 물어볼 틈도 없었다. 순식간에 완성된 명함 크기.. #시간여행1 150613# "어? 뭐예요?"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물건." 수수께끼와 함꼐 교수님이 내게 건넨 검은 상자를 이리저리 돌려보다 허락을 구하는 뜻으로 슬쩍 올려 보았다. 고개가 가볍게 끄덕였다. 상자는 평범한 형태였다. 뚜껑을 밀어올리자 고풍스러운 시계가 쉽게 드러났다. "시계?" 자세히 보기 위해 상자를 들어올려 얼굴에 가까이 했다. 딸각, 딸각. 초침이 걸어가는 소리가 매력적인 아날로그 시계였다. 브랜드명은 적혀있지 않았지만 풍기는 분위기가 결코 평범하진 않다. 간결하고 정교한 디자인. "이거 저 주시는 거예요?" "그래."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물건. 시계를 그렇게 부르시는 걸까. 왜 그런 말씀을 하셨지? "어... 이거, 좀 달라요." "그래?" "네. 그냥 기계 장치들이랑은 좀 다른 것 같은데.. 150302 한 차례 쓸어담긴 하늘이 웅웅대며 몸을 뒤틀었다. 움직임의 잔상이 갈대밭에 남아 어지러이 흔들린다. 부드럽게 주욱 쓸었다가 반대 방향으로 당겨 일제히 꼿꼿하게 일으키고, 이내 사이사이로 스미어 건반을 누르듯 움직임을 반복했다. "우와--." 언제 봐도 신기한 풍경이다. 하늘을 향해 한껏 고개를 빼어든 채 여과없이 감탄을 뱉어내는 네가 갈대 줄기 사이로 스치웠다. "억새, 이게 억새 맞지?" "갈대라니까." 여긴 바닷가잖아. 아-. 몇 번째인지 모를 문답이 오갔다. "난 술이 더 풍성한 게 억새인 줄 알았는데." "바다 부근에 있는 게 갈대, 내륙에 있는 게 억새라니까. 그런 말 하기에는 내가 몇 번 알려주지 않았나." "그런가." 바람에 흘린 마지막 말에는 헤픈 웃음이 서려 있었다. 그 말을 끝으로 바람.. 이전 1 ··· 3 4 5 6 다음